본문 바로가기

문화생활/흔적남기기&리뷰

종묘 제대로 돌아보기-#4[종묘에 숨은 장치들]

 

 

 

 

 

 

 

 

 

 

 

종묘에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장치들이 숨어 있는데요.

 

외대문에서 곧게 뻗어 있는 길에는 거친 돌을 깔았는데 그 이유는 왕을 포함해서 제사에 참여한

 

제관들이 경박하게 빨리 걸어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거친 돌을 깔아 몸가짐을 조심하게 한것이랍니다.

 

지붕과 기단의 높이는 신실-협실-월랑 순으로 낮아지고 기둥의 굵기와 높이도 같은 순서로 가늘어지고 낮아진답니다.

 

이러한 건축 형식은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유교의 세계관을 반영할 것이라고 합니다.

 

세부적인 시설들을 살펴보면...

 

 

 

 세자로(世子路)/신로(神路)/어로(御路)

 

 

정전,영녕전 동문으로 이어지는 어로와 세자로

 

 

 

신로는 종묘제례 의식을 위해 낸 것으로 신(神)만이 다니는 길을 말하내요.

 

종묘에는 신로 외에도 신향로(神香路), 향로(香路), 어로(御路), 세자로(世子路)등이 있답니다.

 

종묘 외대문을 들어서면 곧바로 거칠고 넓적한 박석이 세가닥 길로 깔려 있는데

 

가운데 길이 약간 높고 양옆은 약간 낮내요.

 

가운데 길은 혼령이 다니는 신로(神路)와 향,축문,폐백 등 제사 예물이 오가는 향로(香路)가 합쳐진 신향로이고,

 

오른쪽 길은 왕이 다니는 어로, 왼쪽 길은 왕세자가 다니는 세자로내요.

 

신향로는 종묘 정전과 영녕전 남쪽에 난 대문에 이르러 묘정 상월대 아래에 닿기 때문에

 

이 남문을 신문(神門)이라 하내요.

 

어로와 세자로는 재궁에 이르러 재궁 서문에서 정전 동문, 영녕전 동문으로 이어진답니다.

 

 

 

 

정전 동문앞 판위

 

 

 

종묘 정전과 영녕전 동문 밖, 그리고 묘정 동복쪽에는 특별하게 만든 네모단 대(臺)가 있는대요.

 

판위라고 부르는 이 대는 왕과 세자가 제례를 할대 잠시 멈추어 예를 갖추는 자리내요.

 

왕이 멈추어 서는 자리는 전하판위(殿下版位), 세자의 자리는 세자판위(世子版位)라 하내요.

 

 

 

 

월대(상월대)

 

 

월대(하월대와 상월대)

 

 

정전과 영녕전앞에 넓게 펼쳐저 있는 대를 월대라 하고, 월대가 있는 공간을 묘정(廟庭)이라 부르내요.

 

월대는 상월대와 하월대로 구분되어 있으며 정전과 영녕전 건물은 상월대 북쪽에 기단위에 서 있답니다.

 

상월대와 하월대 사이에는 계단이 3벌 있는데, 가운데 계단을 태계(泰階), 동쪽의 계단을 동계(東階) 혹은 조계, 서쪽의 계단을 서계(西階)라 합니다.

 

태계는 조상신을 위해 마련했고, 동계는 제관이 건물에 오를 때, 서계는 망료례를 행하기 위해 내려 올때 사용했다내요.

 

상월대에 이르는 계단과 동월랑의 계단 소맷돌(돌계단 난간)에는 종묘가 '천상의 공간'임을 암시하는 구름무늬가 새계져 있답니다.

 

 

 

 

 외대문옆 지당

 

 

향대청앞 지당

 

 

종묘에는 물이 담긴 연못(지당)이 세곳 있는데요.

 

사각형의 지당 가운데에는 둥근 섬이 있는데 이는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짐)사상을 나타내내요.

 

대부분의 궁궐 지당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으나 여기에는 향나무가 심어져 있답니다.

 

 

 

 

신로 중간쯤 되는 곳에 위치한 부알판위

 

 

종묘 정전 남문에서 정전으로 들어가는 신로 중간쯤 되는 곳에 동쪽에 '부알판위'가 있내요.

 

전돌로 만든 사각형의 부알판위는 삼년산을 치른 왕이나 왕후의 신주를 궁궐에서 종묘 정전으로 옮겨 모시는

 

부묘제를 할때 신주를 놓던 곳이내요.

 

이때 정전에 봉안된 태조 이하 모든 왕과 왕비의 신주들을 신주장 앞에 있는 신탑(神榻)에 모셔 놓고 고하는 의식을 행하내요.

 

부알판위는 영녕전에도 있는데 이는 정전에서 영녕전으로 신주를 옮기는 조천의식을 하는 판위랍니다.

 

삼년상을 치른 왕의 신주를 궁궐에서 종묘 정전으로 부묘하기 위해서는 이미 정전에 모시고 있는

 

신주 하나를 영녕전으로 옮겨 모셔야 했기 때문이내요.

 

 

 

신실출입문/하마비/어정

 

 

신실 출입문은 정전과 영녕전 내부로 출입하는 문은 각 칸마다 두짝씩 달렸는데,

 

그 맞춤이 정연하지 않고 한쪽 문짝이 약간 뒤틀려 틈새가 벌어져 있내요.

 

아래 문턱 한쪽에 삼각형 모양의 기다란 나무를 대어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도록 해놓았기 때문인대요.

 

정전과 영녕전은 앞부분을 제외한 세면이 모두 벽돌로 완전히 막혀 있어 내부는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공간입니다.

 

출입문의 틈새는 조상의 혼이 드나들게 하기 위한 상징적인 장치면서 공기가 통하게 해서

 

내부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한답니다.

 

 

종묘앞을 지나거나 종묘에 들어올 때 '이곳에 이르러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누구나 타고 온 말에서 내리라'는

 

글귀를 돌에 새긴 것이 하마비(下馬碑)내요.

 

종묘에 모신 조상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기 위해 말에서 내리라는 것인데요.

 

종묘 하마비는 1413년(태종 13년)에 처음으로 나무로 만들어 세웠는데,

 

현재 종묘 앞에 있는 돌로 만든 하마비는 1663년(현종 4년)에 세운 것이내요.

 

 

 

마지막으로 전사청옆의 제정에 있는 어정인데요.

 

왕들이 종묘에 드나들면서 이 우물의 물을 마셨다고 해서 '어정'이라 하내요.

 

땅 속 부분은 둥글게 쌓았고 땅위는 네모진 섬돌로 정(井)자 모양으로 쌓았답니다.

 

깊이는 약 8m, 지름은 약 1.5m며, 심한 가뭄에도 일정한 물 높이를 유지하는 영험이 있는 우물로 유명하였는데.

 

종묘공원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난 다음에는 물이 줄어 버렸다고 합니다.

 

 

이상으로 종묘의 숨은 장치들...

 

여러가지 유교세계관을 반영한 시설물들을 살펴보았구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까지 정리하면 좋겠지만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종묘에 대해서는 이것으로 마감할까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종묘제례 행사에 참석해 보고 싶더라구요..^^

 

이것으로 종묘 제대로 돌아보기는 마무리하고 창덕궁 후원을 돌아보기로 하겠습니다.